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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입국신고서 작성법


비행기 창문 너머로 낯선 이국땅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곧 승무원들이 복도를 지나가며 노란색 작은 종이 카드를 나눠주기 시작하면,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묘한 긴장감에 휩싸이게 되죠. 비좁은 이코노미석에 앉아 흔들리는 테이블 위에서 여권을 꺼내 깨알 같은 영어 철자를 옮겨 적다 보면, 알파벳 하나를 잘못 써서 입국 거절을 당하는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특히 밤비행기를 타고 피곤한 상태에서 볼펜마저 나오지 않으면 앞사람에게 펜을 빌려야 하는 난감한 상황까지 연출됩니다. 낯선 영어 질문들 사이에서 내가 묵을 호텔 주소가 기억나지 않아 스마트폰을 켜보려 하지만 비행기 안이라 인터넷마저 먹통이죠. 이런 답답한 경험, 여행을 다녀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겪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출발 전 집에서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어 스마트폰으로 모든 서류 작업을 마칠 수 있는 아주 똑똑한 방법이 있습니다.

 

대만 입국신고서 작성법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남들보다 먼저 입국장으로 달려가 빠르게 수속을 밟고 딤섬을 먹으러 갈 수 있는 꿀팁입니다. 더 이상 흔들리는 기내에서 종이 서류와 씨름할 필요 없이 출국 전 미리 전산망에 내 정보를 입력해 두는 아주 간편한 시스템이죠. 수속 카운터 직원에게 여권만 쓱 내밀면 직원이 컴퓨터 화면으로 내 정보를 바로 확인하기 때문에 통과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집니다. 이 모든 편리한 준비는 대만 이민국 온라인 시스템에서 출국 전 언제든지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대만 이민국 온라인 시스템 메인화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에게 낯선 외국어를 친숙한 언어로 바꾸는 일입니다. 화면 우측 상단 모서리에 조그맣게 자리 잡은 언어 설정 메뉴를 누르시면 세계 각국의 언어 목록이 나오는데, 여기서 태극 마크나 '한국어' 글자를 선택해 주시면 모든 메뉴판이 완벽한 한글로 번역되어 아주 편안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실 수 있습니다.

 

 

언어를 바꾼 후에는 본격적인 양식을 채우기 전 반드시 지켜야 할 안내문이 화면 가득 나타납니다. 다른 나라 언어는 절대 인식하지 못하므로 오직 여권에 적힌 영문 알파벳만을 사용해야 하며, 정보가 하나라도 틀리면 현지 공항에 도착해서 결국 종이 서류를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는 경고문입니다. 이런 낭패를 겪지 않으려면 여권을 바로 옆에 펴두고 한 글자씩 대조해 가며 적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가끔 이름 철자를 'GILDONG'으로 적어야 하는데 띄어쓰기를 해서 'GIL DONG'으로 적었다가 에러가 났던 지인의 경험이 떠오릅니다. 여권 하단에 적힌 바코드 라인의 영문 표기와 완벽하게 띄어쓰기까지 똑같이 일치시켜야만 전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인식한다는 점을 각별히 주의하시고 화면 아래쪽 버튼을 눌러주세요.

 

 

본격적인 첫 페이지가 열리면 가장 기본적인 나의 인적 사항을 묻는 칸들이 등장합니다. 성(Family Name)과 이름(Given Name)을 영문 대문자로 또박또박 적어 넣으신 뒤, 달력 아이콘을 활용하여 본인이 태어난 연도와 월, 일을 정확하게 골라줍니다. 성별 칸에는 남성은 Male, 여성은 Female 버튼에 정확하게 체크를 해주셔야 다음 페이지로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 첫 페이지에서 은근히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시는 것이 바로 생년월일의 순서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연도-월-일 순서가 아니라 일-월-연도 순서로 뒤바뀌어 있는 경우가 가끔 있어서, 1990년 5월 10일생인데 10년 5월 1990일로 입력 오류가 나는 분들을 꽤 자주 보았습니다. 입력란 옆에 적힌 YYYY(연도) MM(월) DD(일) 표시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내 여권의 정보를 전산망에 등록하는 과정입니다. 국적을 선택하는 탭을 누르면 수많은 나라 이름이 뜨는데, K 알파벳 구역으로 내려가서 'Korea Republic of'를 신중하게 찾아 선택해 주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스크롤을 잘못 내려서 북한(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을 선택했다가는 공항 이민국 사무실에 끌려가는 끔찍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니 이 부분만큼은 정말 두 눈을 부릅뜨고 확인하셔야 합니다.

 

여권 번호를 숫자 하나 틀림없이 정확히 기입하셨다면, 마지막으로 어떤 목적으로 입국하는지 비자 종류를 선택할 차례입니다. 일반적인 단기 휴가나 먹방 투어를 목적으로 방문하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특별한 비자가 필요 없으므로, 무비자 면제 제도를 뜻하는 'Visa Exempt' 항목을 쿨하게 골라주시면 복잡한 비자 입력 과정이 한 번에 생략됩니다.

 

 

이제 나의 여행 일정을 이민국에 보고하는 단계입니다. 항공권 이메일 바우처를 열어 내가 타고 갈 비행기의 고유 번호(예: KE185, CI161)와 공항에 도착하는 정확한 날짜를 기입해 줍니다. 마찬가지로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짜와 귀국 비행기 편명까지 꼼꼼하게 채워 넣어주시면 나의 전체적인 체류 일정이 전산망에 완벽하게 등록됩니다.

 

입국 목적을 고르는 탭에서는 여러 가지 선택지 중 관광(Sightseeing)을 선택해 주시고, 본인의 현재 직업(예: Office Worker, Student 등)을 리스트에서 가장 비슷한 것으로 골라주시면 됩니다. 이민국 직원들은 불법 체류의 가능성을 가장 예민하게 보기 때문에, 이렇게 돌아가는 표와 목적을 명확하게 입력해 두면 심사대에서 까다로운 질문을 받을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이제 현지에서 며칠 동안 내가 묵을 장소를 알려주는 마지막 연락처 기입 단계입니다. 한국에서의 거주지 주소는 디테일하게 쓸 필요 없이 'Korea Republic of' 국적만 지정해 주면 충분하며, 가장 중요한 대만 현지 숙소 정보는 내가 예약한 호텔이 위치한 도시(타이베이, 가오슝 등)와 호텔 영문 이름만 또렷하게 적어주시면 됩니다.

 

만약 에어비앤비 같은 개인 숙소를 예약하셨다면 호스트가 알려준 영문 주소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시면 됩니다. 본인 휴대폰 번호를 적을 때는 맨 앞에 국가 번호 82를 반드시 붙여주시고, 이메일 주소 역시 오타 없이 정확하게 적어주셔야 나중에 모든 절차가 완료되었다는 중요한 확인 메일을 무사히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드디어 기나긴 입력 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화면 제일 아래에 있는 제출용 고유 번호 네 자리를 보이는 그대로 빈칸에 따라 적으신 뒤 최종 전송 버튼을 가볍게 눌러주시면 모든 서류 작업이 완벽하게 마무리됩니다. 잠시 후 방금 전 입력했던 내 개인 이메일 함을 열어보면 접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는 영문 메일이 도착해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5분 만에 작업을 끝내두면 공항 심사대에 섰을 때 굳이 스마트폰이나 바우처를 꺼내어 이리저리 보여주며 진땀을 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심사관이 내 여권을 스캔하는 순간 방금 입력한 모든 정보가 심사관의 모니터에 자동으로 뜨기 때문에, 말 한마디 없이 지문만 찍고 쿨하게 게이트를 빠져나가는 신세계를 경험하시게 될 겁니다. 미리 준비하는 작은 수고로움이 여러분의 소중한 여행 시간을 한 시간 이상 늘려주는 마법 같은 방법이니 출국 전 잊지 말고 꼭 활용해 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